대청호둘레길16구간(마지막구간)

레저토피아 | 2010.08.03 07:41 | hit. 3218 | 공감 0 | 비공감 0
대청호 둘레길 제16구간 - 대전시 동구 직동~대전시 대덕구 미호동
직동 찬샘마을~새말~연봉(270.5m)~덕고개~갈전마을~호변로~149.2봉(△)~호변능선~대청호물박물관 (도상거리 12.2km 소요시간 6시간 39분)
살짝 숨어버린 청남대를 찾아보는 유정희, 김정자님
대전시 동구 직동 찬샘마을앞을 가로지르는 실개천을 건너 호변산책로를 따라 새말과 연봉을 오른뒤 덕고개를 거쳐 능선을 타고 갈전으로 내려선뒤 또다시 호변을 따라 가다보면 대청호 물박물관뒤로 떨구어지는 12.2km의 트래킹 코스가 16번째 대청호 둘레길에 대한 밑그림이다. 찌는듯한 무더위에 12.2km의 긴 거리감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구간 대부분이 대청호변을 따라 형성된 초지와도 같은 평지로 보일듯말듯 숨어있는 청남대 찾아보는 재미와 함께 산책하듯 편안함으로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청원나들목에서 32번 도로를 타고 문의와 대청댐을 지나 신탄진 방면으로 가다보면 미호동 지나 삼정동 갈림길에서 좌회전하여 호반도로를 따라가면 삼정동, 갈전동, 이현동을 지나 좌측으로 직동 찬샘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막다른 길에서 만나게 되는 마을이 직동 찬샘마을이다. 기념물 19호인 노고산성과 29호인 성치산성을 병풍처럼 거느리고 있는 찬샘마을은 민박시설이 잘 되어 있는 체류형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모내기·감자 캐기·매실 따기 등 다양한 농사체험과 나비농장에서 나비 생태관찰·개구리 관찰·도룡뇽 관찰 등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둘레길의 시작은 직동 찬샘마을앞을 가로지르는 실개천을 건너 호변로를 따라 이어진다. 호변로를 따라 길은 나름 잘되어 있지만 계절이 계절인지라 웃자란 억새의 기세 또한 등등하다. 몇발짝만 틈이 벌어지면 앞서가던 대원들은 키다리 억새숲에 숨어버려 헤치고 나아감이 숨은그림 찾기 같다.

가뭄으로 인하여 넓은 초지를 형성하고 있는 대청호 둘레길
가뭄으로 드러난 대청호의 밑바닥은 파르르 키작은 풀들 초원을 이룬다. 아현동 두메마을에서 들어오는 산책로와 만나는 지점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잠시 쉬어감 핑계삼아 누려보는 조망은 풍경도 바람도 달콤하다. 이후 호변을 따라 조성해 놓은 산책로는 참 깔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억지스런 과대포장도 인위적인 편의시설 없이 자연스러움에 덧붙인 호젓한 산책길이다. 산모퉁이 돌자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 줄어든 물수위로 모습을 드러낸 수몰된 마을의 흔적들을 둘러보고 있는 탐사대원들
지독한 가뭄으로 인해 대청호의 수위가 줄어들면서 모습을 드러낸 수몰전 마을의 흔적들이다. 허물어진 돌무더기들 사이로 넓적한 구둘장이 있는 곳은 방이 있던 자리, 깨어진 단지들 모여있는 곳은 뒤울 담장아래 장독대, 반쯤 묻힌 돌확이 있는 곳은 소외양간, 커다란 단지 묻혀있는 곳은 뒷간, 학교가는 길에 팔랑거리며 삼삼오오 건넜을 다리, 어느 누구의 흔적을 빌어 마주한 유년은 모두의 이야기인양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래서 퍼내는 추억여행은 남루하지만 그보다 더 흥분될 수가 없다.

이후 둘레길은 대청호를 마주한채 아담하게 자리한 새말마을을 지나 산길로 접어든다. 여름날 산길은 높고낮음도 상관없다. 흐르는 땀이 있을뿐이다. 연봉에 올라(찬샘마을에서 3.7km 1시간35분 소요) 좌측 능선을 타고가다 군부대 철조망전 안부에서 우측으로 난 골짜기를 따라 내려서면 인삼밭이 나오고 다시 농로를 따라 덕고개까지 오른뒤 우측 산길로 접어든다. 인적이 드문 산길은 때론 울창함이 난감하게 하지만 어느 방향이든 마을과 연결된 길은 있다. 갈전마을로 내려서니 또다시 대청호가 눈앞에 펼쳐진다. 갈전마을앞 도로가에 세워진 신도비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정갈한 묘역이 나오고 묘역을 지나 물가를 끼고도는 호변로는 대청호 바닥을 가득 메운 초원 위를 걷듯 자유로이 이어지고 오랜 물속에서도 견딘 밑둥만 남은 버드나무는 박제된 듯 건조하다.

대청호 보조댐 공사중인 현장을 지나 호변로를 따라 모퉁이를 돌아가면 호수 건너 청남대를 마주할 수 있다. 149.2봉(△)을 오른뒤(연봉에서 5.7km 3시간 54분 소요) 자잘한 능선을 따라 이어지던 산길도 잠시 공사중인 현장을 지나 또다시 능선으로 접어들면 생각보다 길은 잘나있다. 우측으로 청남대의 진입로인 가로수길과 띠벽지를 두른듯 돌아가는 산책로가 바라다 보인다. 사소함조차도 신기한 듯 관심을 보이던 호기심들이 사라져간다는 것은 지쳐간다는 증거다. 더위에 지친 대원들의 움직임들이 더디다. 구성지게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간다. 얼마남지 않았다는 조짐이다. 대원들의 걸음들도 빨라진다. 거추장스러움을 벗어던지듯 숲을 벗어나니 대청댐 물박물관이 있는 대청댐이다.(149.2봉에서 2.8km 1시간 10분 소요)

물빠진 대청호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김정자님
1980년 금강유역의 홍수를 조절하고 농업, 공업, 생활용수를 공급하며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나아가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과 문화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금강의 물줄기를 막아 대청 다목적댐이 만들어진지 30년. 높이 72m 길이 498m 규모를 자랑하는 대청댐은 총 저수용량이 14억9천만톤으로 대전과 청주를 비롯한 충청지역은 물론 군산, 전주, 익산등 전북지역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고 대청댐 건설로 인해 조성된 대청호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로 호수안의 여러섬들과 주변의 수려한 경치로 인해 '내륙의 한려공원'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맑은 호반위에 비친 산과 수목이 수채화같은 경관을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호반도로는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자주 찾아오는 곳으로 대청호 주변의 잔디광장은 깨끗하고 시원한 휴식처로 알려져 여행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자녀들과 함께 소풍을 오는 이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대청호 둘레길이 끝남과 동시에 시작되는 곳이다. 언제나 마지막이란 가슴속 먹먹함과 함께 건네는 의미가 엉킨 실타래처럼 뻑뻑하다. 할말이 많은거 같은데 정작 무슨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고 많은 말들을 쏟아낸거 같은데도 정작 할말은 하지도 못한거 같다.

이현동 두메마을앞으로 형성된 자연습지를 걷고 있는 탐사대원들
지금 전국은 걷기열풍에 빠져있다. 속도전의 화려한 뒤안길을 서성이는 도시인들이 막연하게 꿈꾸는 자유와 희망의 언어는 발길이 닿는 대로 걷고 싶어하는 도보여행이다. 도착하기 위해 걷는 것도 빨리 가기 위해 걷는 것도 아니다. 오르다가 지치면 내려오고 걷다가 싫증나면 돌아서면 된다. 최근에 그러한 도시인들의 입맛을 당기는 도보여행지에 대한 관심과 참여 또한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각기 다른 지역특성에 맞는 걷기코스가 발굴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과 충북에 인접해 있는 대청호를 모티브로 대전지역에서는 '대청호반길'이 충북지역에서는 '대청호 둘레길'이 발굴 소개되었다. 대청호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주변의 농촌마을, 문화유적 등을 연계한 테마형 생태 탐방로인 '대청호반길'은 대청호를 활용한 웰빙을 모티브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를 제공하는 관광 인프라 확충사업의 일원으로 정부지원하에 테마형 자연 생태 탐방로 11개 코스 59km과 자전거길 3개코스 26.6km의 흙길과 낙엽이 쌓인 숲길이 주요코스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란 점을 감안해 친환경적인 접근 시도로 주변 산성과 자연생태관, 농촌 체험마을, 자연습지등과 연계해 누구나 즐겨 찾을 수 있는 테마형 자연 생태 탐방로로 조성되어 잠시 걷는것 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될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대청호 주변 생태관광 사업을 선도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청풍명월 산경탐사대가 발굴 탐사를 마친 대청호 둘레길은 대청호 주변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는 마을길과 옛길을 활용하여 주변 마을과 명승지, 문화재, 자연생태공원등과 연계한 120여km거리를 12구간으로 나뉘어 종주형식으로 소개되었다. 정부지원사업의 일원으로 안내팻말은 물론 산책로 정비와 부수적인 편의시설이 잘되어있는 대청호반길에 비해 몇몇 의식있는 지역민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수차례의 답사와 탐사 끝에 모습을 드러낸 대청호둘레길은 먹기좋게 포장된 포장술도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어지지 않은 오지의 폐쇄성으로 불편함이 남아있는 곳이 많지만 그러기에 만나게 되는 신선함은 충격이요 감동이다.

굽이굽이 휘돌아가는 대청호둘레길
"길도 없는 그곳에 무엇하러 가려구" "예전엔 길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사람이 안다녀서 지금은 길이 없어" "못가" "큰일나" "가다 길 잃어버려" 사전답사길에 만난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그러고는 못미더운지 혹여 길 잃어버리면 연락하라고 꼭 연락하라고 전화번호 까지 일러주신다. 곱상한 겉모습만 보고 앞질러가는 시골 어르신들의 잔걱정을 귓등으로 흘러보낸 채 겁도없이 대든 오지의 속내는 예기치않은 일들이 우리들을 당황케 한다. 끝을 알수없는 희미한 길을 가기에 힘센 4륜구동 차량 만큼 믿음직스러운 것은 없지만 맥없이 진창길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하고 좁고 험한 막다른 길을 만나 곡예하듯 뒷걸음으로 빠져 나오느라 진땀 흘리게 하는 뒤퉁거리로 전락하기도 한다. 산넘고 물건너 어렵게 찾아간 외딴마을에 왕왕대는 멍멍이와 70대 할머니 한분뿐이었던 윗청동 마을, 물길에 가로막혀 아직도 유일한 교통수단이 배인 갈마골,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멈춘지 오래인듯 잔풀만 그득한 폐교운동장 대청호둘레길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이다.

대청다목적댐이 완공되고 담수가 시작되는 1980년 이후 지금의 넓은 대청호가 만들어지기까지 11개면 86개 동네의 토지가 수몰됐고 4075세대 만 6178명이 고향을 등져야 했다. 산과 호수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그려내는 대청호 둘레길의 풍광은 아픔과 이별 슬픔과 서러움 그위로 덧칠된 그리움 때문인지 발길 빌어 마주하는 풍경은 시리도록 아름답다.

청남대 개방과 함께 시민들에게 더 많은 턱을 내어준 대청호가 변하고 있다. 잘 가꾸어진 공원을 벗어나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의 발걸음이 둘레길로 향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지역민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대청호는 허물을 벗듯 속살을 드러내고 날이갈수록 찾는이들이 많아져 가지만 어쩌면 자연스러움이 가장 자연스러울 수 있음을 인식하는 보존과 보호의식 또한 끊임없는 노력과 홍보가 필요하다.

대청호둘레길16구간을 무사히 마친 레저토피아탐사대 대원들이 대청호물문화관 앞에서 찰칵!!
커다란 지도 펼쳐놓고 짚어가던 손길이 발길로 이어지고 발길 빌어 눈길로 모아온 풍경들이 손길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대청호둘레길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겁도없이 거길 어디라고 가려 하느냐·' 심히 걱정스런 시선으로 혀 끌끌차며 '무슨일 생기면 연락해라 주민들 데리고 데리러 가마' '부디 잘 댕겨오라'는 심도있는 당부로 청마리 아주머니는 못을 박았다. 그렇게 힘든 여정이었다. 개나리 봇짐 두발로 걷는다면 시간싸움이지만 차를 끌고 낯선길을 간다는 것은 그것도 400~500고도를 넘나드는 임도따라 끝을 알수 없는 길을 간다는 것은 모험이었고 무모한 도전이었고 식은땀 나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왜· 남다른 사명감도 사춘기적 호기심도 아니다. 언제부턴가 나에게 주어진 숙명처럼 가다 되돌아올지언정 길을 간다. 누구나가 살아가는 주어진 삶이지만 평범한 일상을 버텨갈 힘을 얻는 나만의 주유방식이라 하면 이해가 될까· 그러기 위해서 가는 길은 때론 힘들지만 때론 되돌아가고 싶지만 그래도 터벅터벅 걸어가볼 만하다. 일주일에 한번씩 길을 나서는 탐사대원들의 준비물엔 도시락과 개인소지품외 항상 붙는 수식어가 있다. 뜯어지고 구멍이 생겨도 아깝지않을 헌옷 착용과 낫이었다. 인적이 끊긴 길을 뒤덮은건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과 가시덤불이다. 가시덤불 헤치고 나아감에 낫질은 기본이고 전쟁처럼 헤치고 나아감에 남겨진 상처는 훈장이었고 뜯기고 찢긴 옷은 전리품이었다. 그만큼 탐사대의 길은 멀고 험하다. 그동안 한결같음으로 대청호둘레길에 함께해준 청풍명월 탐사대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후원:레저토피아 043-250-8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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